◆" 2006 경제전망" 32개국 여론조사 / BBC월드서비스ㆍEAIㆍ매일경제ㆍ한국리서치 ◆

이번 32개국 국제 여론조사 결과는 세계인들이 바라보는 올해 경제가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일부 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인들이 느끼는 세계경제는 완만 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는 가능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세계경제가 현재 개선되고 있다는 인식이 다수인 국가와 악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다수인 국가 수가 각각 15개국, 13개국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응답자 개인별로 보더라도 세계경제에 대해 낙관과 비관이 각각 38%, 37%로 팽팽히 맞섬으로써 지난해 조사 결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아진 반응이다.

 

2005년 당시 22개국 조사에서는 세계경제를 비관적으로 평가한 국가 수가 낙관적으 로 평가한 국가 수의 두 배에 달했다.

 

또 응답자 중 44%가 세계경제를 비관함으로 써 34%의 낙관적 응답자보다 많았다.

 

올해 가계경제에 대한 조사에서는 총 32개 조사국가 중 19개 국가에서 호전됐다는 응답이 다수 의견을 차지하고, 10개 국가만이 악화됐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개별 응답으로 볼 때도 조사대상 32개국 총 3만7572명 중 46%가 개선됐다고 응답했고, 악화됐다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지난해에 이어 가계경제는 비교적 호전되고 있다 는 인식이 다수인 셈이다.

 

자국 경제에 대한 각 나라 국민들의 전망은 세계나 가계 경제에 대한 전망과는 좀 다르다.

 

자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나라와 부정적으로 보는 나라 수는 각각 15 개국으로 같게 나타났다.

 

그러나 개별 응답자 차원으로 집계하면 자국 경제가 악화 되고 있다는 인식(49%)이 개선되고 있다는 인식(38%)을 크게 웃돌고 있다.

 

세계적 차원에서 자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은 각국 국가 정책 결정자와 기업 경영인들이 고려해야 할 변수다.

 

2006년 경제전망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들에서는 대체로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5년과 2006년 조사 결과를 비교해보면 조사에 응한 OECD 12개 국가 중 한국 독일 캐나다 멕시코 등을 제외하면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는 인식 혹은 현상 유지를 하고 있다는 의견이 늘어났다.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미국의 경우 미국 경제 가 악화됐다는 부정적 인식이 51%에서 58%로 높아졌고, 개선됐다는 인식은 45%에서 39%로 줄어듦에 따라 올 세계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침체에 비해 한국의 완만한 회복세는 눈여겨볼만하다.

 

우선 지난해 무려 88%에 달해 세계 최대 경제비관 국가로 꼽혔던 한국에서 경제적 비관이 12%포인트(88%→76%) 하락하고,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인식도 12%에서 22 %로 늘어났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여전히 가계경제 차원에서건 국가경제 차원에서건 비관적 인식이 과반수인 국가군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일단 경제회생의 단초는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기업인, 소비자, 국가가 지혜 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이근 EAI 경제추격센터 소장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