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미 외교 방향은 상호 협력 통해 윈-윈 하는 것"

[닝푸쿠이 중국 대사 토론회] 동아시아연 주최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왼쪽에서 둘째)가 16일 서울클럽에서 강연하고 있다.

16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선 동아시아연구원(EAI.원장 김병국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산하 "지구넷 21"(회장 하영선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이 주최한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21세기 중국 외교정책", 연사는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였다. 닝 대사는 고등학교 졸업 후 외교 분야 유학생으로 선발돼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 어문학을 전공했다. 닝 대사는 자신의 발제문을 유창한 한국어로 읽어내려 갔고, 민감한 질문이 나오면 통역을 제쳐놓고 한국어로 직접 설명했다.

◆ "중국은 패권 추구 안 해"=이날 닝 대사는 경제.군사적 측면에서 중국의 급부상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닝 대사는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발전은 그 누구에게도 위협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미 관계와 관련해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선진국이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으로 규정하며 "중국의 외교 방향은 미국과는 상호 협력을 통해 "윈-윈(win-win)"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닝 대사는 "유엔 개혁, 북한 핵문제 해결, 테러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 노력 등에서 미.중 양국이 공동의 이해와 책임을 갖고 있다"면서 "지역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대만 문제는 미국에 양보 없어"=닝 대사는 그러나 "대만 문제는 중.미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선 타협하거나 양보할 의지가 없다"고 못박았다.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고, 중국.대만 간의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동북아 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도입하는 문제로 중국과 마찰을 빚어 왔다. 닝 대사는 이를 겨냥해 "미국은 상대국(중국)의 관심사를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6자회담 결과 낙관=닝 대사는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유리한 일들은 모두 지지한다"며 "북.미 간의 상호 신뢰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도출된 6자회담 공동성명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6자회담이 현재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지만 결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달성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남북 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이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가한 한양대 문흥호 교수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는 김정일의 리더십에 회의적이며 이런 인식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일 지도부 역시 이를 잘 인식하고 있을 것이니만큼 김정일의 이번 중국 방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흥규 교수는 "중국과 북한의 급격한 교역 확대는 중국의 대(對)북한 통제력 강화의 측면에서 한국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