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2개월10일.

정부 수립 후 지금까지 역대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이다.

"장관 목숨"이 가장 길었던 박정희(朴正熙)정부 때가 22개월 정도였다. 그 다음이 전두환(全斗煥.17.11개월)→노태우(盧泰愚.12.88)→김영삼(金泳三.11.45)→김대중(金大中.10.54.지난 2월까지) 정부 순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은 점점 짧아진 셈이다. 대통령마다 대체로 20차례 이상 개각했다.

특히 김대중 정부의 교육부 장관은 "6개월 장관"에 불과했다. 정권 출범 후 4년간 7명의 장관이 양산됐다.

미 의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미국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은 35개월 정도다. 만 3년에 조금 못미친다. 대통령 임기 초반에 임명되면 거의 대통령과 함께 끝까지 간다. 특히 대외정책을 담당하는 국무장관은 지난 50년 동안 16명이 거쳐가 평균 38개월을 기록했다. 수명이 가장 긴 농무장관은 44개월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내각의 평균 재임기간은 38개월, 지미 카터 내각은 28개월이었다.
"20세기 가장 안정적인 내각"으로 불린 빌 클린턴 내각은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이 48개월에 달했다. 그와 같이 했던 27명의 장관 중 4명은 8년을 같은 자리에서 일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

전문가들은 "우리는 정권마다 정치적 국면전환이나 민심수습을 위한 전략적 개각이 7~9차례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배경으로 개각할 때는 충격효과를 위해 대개 5개 부처 이상의 장관을 바꾸고 만다. 여기에 문책이나 개인적 비리 등으로 개별부처 장관이 바뀐 사례도 5공 이후 정권마다 14~18명에 달했다.

미국의 인사청문회에서 해답을 찾는 경우도 있다. 까다로운 미 상원 인준절차가 미국 각료의 평균수명을 늘리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다.

상원 청문회는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에 대해 업무능력은 물론 연방수사국(FBI) 신상기록까지 꼼꼼히 따져가며 철저하게 검증에 나선다. 그런 만큼 대통령이 운명을 같이 할 장관을 택하게 마련이라는 지적이다.